1.
8월 20일자 한겨레와 조선에는 같은 사건 사진이 메인으로 실려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방중에 맞춰 '스포츠 외교'의 일환으로 기획된 농구경기(미 조지 타운대와 중국 프로농구 바이팀)가 난투극으로 변한 것이다.
메인 사진을 보면 두 신문의 판단, 또는 성향이 보인다.
2.
한겨레의 사진은 아래와 같다.
한겨레는 싸움의 원인에 대해
양 팀 선수들 중에 누가 먼저 싸움을 걸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중국팀의 포워드 센터 후커가 조지타운대의 가드 제이슨 클라크에게 반칙을 하면서 둘 사이에 몸싸움이 시작된 뒤 양 팀 선수 6~7명과 일부 관중이 가세했고, 중국 선수가 미국 선수를 밀치고 또다른 미국 선수도 의자로 얻어맞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인터넷에는 중국 선수가 덩크슛을 쏘려다 미국 선수에게 가로막혀 바닥에 넘어진 것이 발단이 됐다는 목격담이 올라왔다. 조지타운대 팀의 감독 존 톰슨은 <워싱턴 포스트>에 “우리가 수적으로 너무 열세였기 때문에 공포를 느꼈고, 팬들과 선수, 가족, 친구들이 되도록 빨리 이 건물에서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 마크 토너 부대변인은 “불행한 사건”이라고 논평했다.
중국 쪽은 손님을 불러놓고 싸움을 한 것으로 비치자 사태 수습에 나섰다. 추이톈카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19일 “두 팀은 오늘 아침에 좋은 관계를 회복했다”며 “중국팀은 미국팀을 공항에서 배웅했으며, 양쪽은 미국에서도 경기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화통신> 등 관영언론들은 이번 사건에 침묵을 지켰다. 바이든 부통령의 방중 분위기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한 보도통제로 보인다. 하지만 웨이보 등 인터넷을 통해 소식은 빠르게 확산됐다. ‘외국팀을 초청해 이런 사건을 벌이다니 중국의 체면이 크게 손상됐다’며 중국팀을 비난하는 반응이 많았다.
위와 같이 적었다.
조선의 사진은 아래와 같다.
조선은 싸움의 원인에 대해
감정이 격앙된 양팀 선수들은 4쿼터 들어 폭발했다. 중국 선수의 파울에 미국 선수가 상대편 몸을 밀치며 격하게 반응하면서 충돌했다. 코트로 몰려나온 양국 선수들은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고, 급기야 의자를 들어 상대편에게 휘두르는 일까지 벌어졌다.
2분가량 계속된 난투극은 양측 코칭 스태프의 만류로 가까스로 수습됐지만, 미국 팀은 경기를 9분32초 남겨놓은 시점에서 퇴장했고 경기는 취소됐다. 스코어는 64―64 동점이었다. 중국 관중들은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미국팀 선수들에게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위와 같이 적었다.
3.
사진으로만 봤을 때, 조선일보의 메인 사진은 편파적이다. 기사로 봤을 때 그 편파로 가는 과정이 공정해 보이지도 않는다. 한장의 사진으로 조선일보가 친미 또는 반중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데스크는 '사실을 가장 잘 나타내는 사진' 을 고르는 데는 실패한 듯이 보인다.
조선일보는 해외에서 가장 많이 인용하는 종이언론이다. 중국의 잘못이 90%이상이라면 조선일보의 메인사진 판단이 탁월하다 할 수 있겠지만 아직 잘못의 경중을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에 저런 사진을 쓴다면 한쪽이 조금 섭섭해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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