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딴지일보 창간 14주년 기념, 본격 서스펜스 액션 대하 역사극 내맘대로 비망록 ~ 딴지일보와 나! 두둥~ 이라고 큰 소리로 외친 다음에 읽으시면 글의 맛이 더욱 살아납니다. 공공장소에서는 혼자 있을 때보다 더 큰소리로 말해주셔야 집중력이 높아집니다.  

 

7편에 앞서 2편에 부분적인 오류가 있어 이를 바로 잡습니다. 2편 본문 4번째 문단에서 <초대 편집장 최내현>이라고 적혀있었으나 최내현은 2대 편집장입니다. 딴지일보 역사는1대 편집장 김도균. 2대 편집장 최내현, 3대 편집장 철구, 4대 편집장 김용석(너부리) 순으로 이어지며 중간에 한동원, 원종우(파토)등의 임시 체제가 존재했습니다. 국제부 대기자로 근무하고 있는 '사무엘 성'의 지적이었습니다.  
 




12. 딴지일보 입사

내가 입사했을 때다. 수뇌부라 불리는 사옥의 2층, 즉, 재무팀과 기획팀, 프래그래머들이 일하는 1층에서 '지옥의 18계단'(왜 지옥의 18계단이라 불리는지는 모른다. 후에 생각해 보니 그 계단을 많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만큼, 통장이 지옥으로 변한다는 뜻인 듯하다.)을 올라가니 전설 속에만 전해지던 편집국의 모습이 보였다.

'이곳이 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천재와 괴짜들이 모여 천하의 정세를 논하던 곳인가', '괴물같은 역대 편집장들이 광기의 인재를 지휘하던 핵심부인가'...라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평범한 사무실이었다. 소문처럼 공중에 20개의 모니터가 달려있지도 않았고 우크라이나 미녀가 봉춤을 추고 있지도 않았으며 언제나처럼 총수형이 빛을 받으러 온 조폭들을 상대로 눈싸움을 하고 있지도 않았다.  

다만 역대 딴지일보 편집장들은 하나같이 괴물이라는 소문이 파다했기에 '쫄지 않는 돌고래'라고 불리는 나도 내심 쫄았던 것은 부정하지 않겠다. 더군다나 4대 편집장인 너부리 대장은 최장기집권의 역사를 써나가며 '우리가 하는 일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지 민주주의를 즐기는 일은 아니다. 社內 민주주의 같은 개풀 뜯어 먹는 소리를 할 거면 개풀을 1kg이상 뜯어 먹은 다음에 다시 와라'라는 철권통치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기에 나름 상당한 양의 긴장을 빨고 있었던 터였다. 군대에서는 장군을 상대로, 대학생때는 장관을 상대로 느긋하게 브리핑을 하던 나지만 '딴지일보'라는 곳의 사이즈는 고작 그 정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과거 문래동 사옥>


참고로 명동역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딴지일보 사옥은 다른 언론사와 달리 정확한 위치가 알려져 있지 않다. 최근엔 한 건물의 펜트하우스라 불리는 '제 2차 명동사옥'으로 급하게 이사를 했는데 외부에서는 권력자들과 극우단체가 똑똑해졌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있다. 과거에는 이게 씹어도 씹는 건지, 놀려도 놀리는 건지 잘 알아채지 못하거나 평범한 풍자나 엽기성 기사로 위장하여 핵심을 교묘하게 포장했는데 이제는 그들도 그런 의도를 알아채게 되어 집중적 공격대상이 되었다는 뜻이다. 사내에서는 필독형이 울린 여자들이 1시간 단위로 찾아와 업무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해서 급하게 이사를 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진실은 나도 알 수 없다. 

나는 마침 안식년을 가지러 떠난 편집부 팀장이자 대학 선배이기도 한 신짱형의 책상을 그대로 물려 받았다. 천재와 괴짜들 사이에서 조차 '센스로는 신짱과 대적하지 마라'라고 불린 남자가 일하던 자리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은 딴지키드인 내게는 꽤나 큰 의미를 주었다. '돌고래와 얼굴로 대적하지 마라'등의 명성을 얻게 된 것도 선배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게 더욱 열심히 잘생겨진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신짱형이 남기고 간 노트북에는 태어날 때와 같은 복장을 한 백인 여성들의 사진이 많았다. 아마도 평소부터 강한 신념을 가지고 제국주의를 비판하던 형 나름의 표현방식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안식년을 맞이한 신짱형의 자리를 이어 받으며 맞은 편엔 대장, 대각선으로 필독형이 앉았다. 맞고가 필독형인 탓에 사내 성희롱이나 성폭행의 위험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었지만 위험도 꾸준히 노출되면 적응되듯 시간이 지나자 그런 정서적인 불편함도 사라졌다.





13. 필독

0.3%에 해당하는 그의 밝은 면을 살펴보자면 글을 쓰는 것 외에 딴 일을 해서는 안될 것 같다는 느낌이다. 못한다는 말이 아니라 아니 된다는 말이다. 맞은편 너머로 들리는 경쾌하고도 속도감 있는 타자 소리는(사실 때때로 '아, 시끄러'라고 생각했지만)지금도 선명하다.

보통, 그런 느낌으로 끊임 없이 글을 써내는 사람은 말이 어눌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전자 몰빵'의 축복 때문인지, <오직 이성과의 합일을 위한 극단적 쾌락의 추구로 얻어진 여분의 재능>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는 달필과 달변이라는 재능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형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러니까 내가 사하라사막에 사는 낙타라고 가정한다면, 당장 혹을 떼주고 물통을 사야겠다는 느낌을 받는다.

시간과 돈이 충분히 주어져 자신의 재능을 온전히 펼 수 있는 날이 오면, 그리고 형이 그에 대한 자신의 재능을 주식으로 환산해서 팔 수 있는 게 가능하다면, 100주 이상은 사두는 게 현명한 투자가 되지 않을까 한다. 만약 姓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1000주 이상, 자신의 姓경험담을 글로 쓴다면 집을 팔아서라도 주식을 사기를 권한다.

무엇보다 외부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 남자의 배울 점은, 섹ㅅ, 아니, 남을 칭찬하는 능력이다. 남을 칭찬한다는 것은 남의 자ㅈ, 아니, 장점을 잘 발견해 낸다는 뜻이다. 형은 누구를 만나든 그 사람의 장점을 재빨리 잡아내서 칭찬하는 능력이 있다. 타인을 빠르게 인정한다는 것은 그만큼 인간에 대한 사랑과 여유가 있다는 증거인 동시에 무언가를 관찰하고 파악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뜻이다. <오직 이성과의 합일을 위한 극단적 쾌락의 추구로 얻어진 여분의 재능>이라는 설도 있지만 어쨌든 그런 특징이 글에서도 나타나는 듯하며 이는 크게 배워야 할 점이다.

그를 맞고로 만난 탓에 내 영혼이 더러워지는 느낌을 받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세상의 이면과 수컷의 본질을 보여 준 점에서 나를 성장 시킨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다.  





14.

비밀을 하나 공개하자면 필독형에게는 초능력이 있다. 이 자리에서 공개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일본에서 생활할 때도, 고시원에서 중국인들과 생활할 때도 형 정도의 초능력을 가진 사람을 보지 못했다. (물론 섹스에 대한 어떤 면은 초능력이 아니라 형의 집념과 본능이 극도로 순수하게 응축되어 나온 결정체이기에 때문에 뒤에 다시 언급하겠다.)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그는 본인의 자리를 청소하고 불과 삼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 곳을 '핵지옥'이라고 불러도 좋을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다. 며칠간 확신을 가지고 유심히 관찰한 적이 있는데 의외로 한번도 앉은 자리에서 대소변을 하지 않았다.(물론 잠시도 눈을 떼지 않은 것은 아니기에 100% 확신할 수는 없다.) 모르긴 몰라도 일주일 이상된 형의 자리를 본 사람이라면, 그 안에서 차원의 문 같은 게 열려서 지옥에서 살고 있는 괴물들이 쏟아져도 이상할 게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는 이러한 초능력을 유사시에 잘 활용하면 국방비를 아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달변으로 일당십, 필력으로 일당백, 정력으로 일당천이라고 불리는 형에게 이러한 능력은 <오직 이성과의 합일을 위한 극단적 쾌락의 추구로 얻어진 여분의 재능(모성애 자극)>이라는 설도 있지만 정확히 무어라고 말해야 될지 모르겠다. 어쩌면 생물학 같은 것에 관심이 깊은 것도 전혀 다른 종류의, 그러니까 자신의 주위에 언데드 계열의 생태계를 만들어 내는 본인의 초능력과 깊은 연관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더하여 그 폐허를 깔끔하게 만들어 버리는 충용의 능력을 보자면 확실히 '생명의 남자'라는 느낌이 든다. 쉴틈 없이 자신의 생명수를 뽑아내어 그곳을 정화시키는 느낌이랄까. 언제나 밤꽃같이 은은한 이 남자는 그렇게 자신의 생을 줄여 나감으로서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려는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X통령'이라는 어둠의 고위직에서 장기집권한 그의 경우, 영혼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거의 없다는 조그마한 단점이 있으나 간혹 정상인처럼 보인다는 장점도 있다. 이는 사회부적응자들이 적극 배워야 할 코스프레 기술(정상인 코스프레, 일반인 코스프레 등)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일설에 의하면 충용은 24시간 동안 1초에 5번 간격으로 쉬지 않고 노크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데(오른손만 가능하다고 한다.)도대체 이런 능력이 왜 필요한지는 알 수 없으나 이런 것도 그의 장점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곳에 기록해 두고자 한다. 어쨌든 나는 그가 영혼이나 자아로 채워야 할 어떤 부분을 근육으로 채웠다는 것, 조금이라도 갈구면 '내가 마음만 먹으면 선배를 비역질해 삶을 끝장내겠다'는 듯한 눈빛을 주는 것 빼고는 굉장히 사랑스러운 후배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럼 본격적으로 99.7%에 해당하는 필독형의 뒷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18세 이하의 친구들이나 임산부, 노약자의 경우, 이 부분은 건너 띄었으면 한다. 당신이 가학성 X태X욕자를 편견에 비친 눈으로 바라보거나 뒤틀린 쾌락의 본능에 눈 떠 범죄자로 빠지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15.

필독형의 경우에는 남로당 시절부터 두툼한 팬층을 가지고 있기에 여러가지 별명이 붙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성욕으로 주조된 남자, 허리 신동, 난교형 인간, 발기 천재, 하반신 제왕'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알게 된 형의 흑역사는 인간이라고 보기엔 힘들 정도로 신화적인 구석이 많았다. 특히나 이런 문화에 대해선 '순백의 돌고래'라는 말을 듣는 내게는 새로운 혹성에 발을 들여 놓는 기분이자 일종의 '부검된 영혼'을 보는 듯한 섬뜩함을 느끼게 했다. 

이성적이고 때때로 지적으로 보이는 그의 하반신에서 치솟아 오르는 극단적 쾌락의 추구, 즉 제 3자의 눈에는 광기가 분명하다고 판단되는 이 심리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나는 오랜 기간 고민했다. 태생적으로 금욕적인 생활이 몸에 베인 나이기에 더욱 호기심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국장급 이상만 볼 수 있는 자료실 3번째 캐비넷에서 형의 개인 서류를 몰래 꺼내보려고도 생각했지만 그런 일을 빌미로 여지껏 그에게 '탈장, 삽입, 매장, 거세'등으로 표현되는 혹독한 경험을 당한 이들의 소문이 생각나 일찌감치 포기했다.     

필독형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신이 최근에 습득한 지식을 일초라도 빨리 상대방과 공유하고 싶어하는 아이의 순수함이 엿보인다. 그에게 세상의 지식은 마치 새로 생긴 아이의 장난감과 같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순수하고도 다정다감한 모습을 보다보면 '길 잃은 짐승', '침대 위의 엄격한 관리자', '대량순결 학살자'등과 같은 그의 별명이 거짓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혹자는 대한민국 최고의 자유연애주의자들이 모인 딴지일보라는 이 떡진 토양에서, 때때로 필독형과 같은 괴물이 나오는 것은 크게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수도사'나 '구도가'라고 불리는 나의 경우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가학성 변태성욕자들이 죽어서 간다는 지옥의 중심, 그곳의 가장 순수한 암반수로만 30년 이상 밥을 지어먹는 환경에서조차 누구도 필독처럼 될 수 없고, 누구도 필독처럼 되선 안된다고.   

딴지일보 여성독자 중, 본인 외에 모든 직원과 썸씽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전설적 미모의 모 양은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다.

'내 유혹에 넘어오지 않는 남자는 돌고래뿐이요, 내가 유혹하기 전에 나를 파멸시킨 남자는 필독 뿐이다. 그의 욕정은 티라노사우루스급이다.'

어느 정도가 되어야 '티라노사우루스급 욕정'이라고 불릴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내가 인터뷰했던 또다른 모 양의 경우, 딴지일보 사옥 근처의 XXX 커피숍에서 허브티를 마시며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티라노사우루스는 배를 채우면 멈추기라도 하겠죠.'

무슨 의미인지는 알 수 없다. 밤 10시 이후에 그를 만나는 여성들에게 한마디만 조언해달라고 하자 그녀는 뜬금 없이 이렇게 되물었다.

'수컷에게서 절제와 이성을 빼버리면 뭐가 되는지 아시나요?'

내가 머뭇거리자 그녀는 조용히 일어나 이가 살짝 보일 정도로 미소를 짓고는 입을 한번 쭈삣 모으더니 유유히 사라졌다. 나는 아직도 그녀가 왜 미소를 지었고, 왜 입을 한번 쭈삣 모았는지 그 의미를 알 수 없다. 그리고 이쯤에서 필독형에 대한 추적을 멈추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괴물의 심연을 들여다 보다 스스로도 괴물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기 때문이다.





16.

그의 신화적인 이야기들은 이제 오래된 지인들의 술자리에서만 간간히 회자되고 있다.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한 의문의 여인이 그를 능수능란하게 제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소문만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조련사를 조련하는 여자'라고 불리는 그녀는 필독형보다 더욱 파괴적이고 미학적이며 끔찍하게 상대방을 다룬다고 전해지는데 일설에 의하면 '남자의 영혼을 꺼내어 산채로 구워 먹는다'라고 한다. 그녀의 소문이 어디까지 진실인지, 과연 실제로 존재하기는 하는 것인지, 나는 알 수 없다.

다만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녀가 정말로 필독형을 '조종, 통제, 제어'하고 있다면 그녀는 최.소. 1만명 이상의 영혼이 끔찍한 방식으로 굴복되는 것을 막았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그 소문이 역시나 소문에 불과하다면, 당신이 설혹 카다피라고 할지라도, 당신의 여자와 함께 그를 만나지 마라. 그리고 밤 10시 이후라면, 그의 혈액에 상당한 양의 알콜이 포함되어 있다면, 당신이 1m90cm가 넘고 130kg에 달하는 거구의 남자라 할지라도, 그를 만나서는 안된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충고이자 당신의 행복을 보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추신 :

 


혹자는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과장되거나 풍자적인 요소를 적당히 섞어 놓은 야화나 비사쯤으로 생각할지 모르겠다. 물론 그럴 수도 있고 그렇게 생각해도 내게는 아무 상관이 없다. 나는 여러분에게 내가 쓴 모든 내용이 애써 진실이라고 주장하고 싶지 않다. 다만 사진 한장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위 사진은 <2010년 7월 22일 목요일, 오후 11시 9분 58초>에 찍은 것이다. 앞이 대장, 뒤가 필독형이다. 나는 태어나서 딱 한번 대장이 목숨 걸고 뛰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가 이 날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다. 다만 때때로 어떤 이들의 혈중에 굉장한 양의 알콜이 스며들면 '양성애자'로 변하기도 하는 듯하며, 심한 경우, 직장 상사조차도 어떤 욕정의 배출구로 사용하려 한다는 점이다.

물론 7편에 대한 필독형의 삭제 협박 대응카드로 이 사진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렇게 비겁하지도 그렇게 용기 있는 사람도 아니다. 다만 '현장은 돌고래에게 물어라'라는 세간의 말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나는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모든 현장을, 그러니까 저 이후나 저 이전에 벌어진 일들을 빠짐없이, 필독형의 혀 등을, 그리고 그 혀가 어디에 있었는지 등을, 명동 한복판에서 어떤 남자가 벌인 끔찍하고 참담하며 인간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케 하는 어떤 것들을, 세상에는 대장을 욕보일 수 있다는 사람도 존재한다는 사실등을, 어쩌면 87장쯤 되는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다.

그냥 그렇다는 말이 갑자기 하고 싶었다. 요즘들어 잘 차려진 한정식이나 고급 일식 코스 요리같은 것이 먹고 싶은 내가 말이다.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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