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장에는 통로가 있고 우리는 1위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다 / 7월호 발행

1.
사람마다 자신을 드러내는 출구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바이올린, 누군가는 그림, 누군가는 카메라 앞이 출구입니다. 나의 출구는 어디인가? 그건 무엇으로 나를 표현할 때 가장 충실함을 느끼는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문장 안에서 표현하고 받아들여질 때, 더없이 충실함을 느낍니다. 결국, 본질은 쓰는 사람 쪽입니다. 글쟁이는 문장을 아끼고, 문장은 단어로 이뤄져 있고, 단어엔 저마다 출구가 있지요.
2.
“する”는 그 출구에 이름표를 붙여주는 동사입니다. 企画(きかく)する(기획하다), 整理(せいり)する(정리하다), 反省(はんせい)する(반성하다). 이미 무엇을 할지 마음속에서 정리된 상태입니다. 해서 “する”는 늘 스스로에게 각오를 요구합니다. 책임감이 느껴집니다.
3.
“やる”는 결이 다릅니다. “なんかやる(뭔가 한다)”처럼 말은 대충 하지만, 막상 시작하면 진심입니다. “とにかくやってみる(일단 해본다)”에는 단순함이라는 이름의 용기가 있습니다. する、やる. 둘 다 한국어로는 “하다”지만, 이처럼 뉘앙스가 다릅니다.
4.
단어에도 출구가 있듯 문장에도 출구가 있습니다. 감정의 끝에 변주를 넣는 것이지요. “~じゃん(잖아)”, “~かよ(냐고)”처럼.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이 한두 글자는 말하는 사람의 나이, 태도, 거리감을 보여줍니다. 이번 달은 이런 문장 끝의 세계도 틈틈이 등장합니다.
5.
이마까라 니홍고는, 일반적인 교과서라면 10분 만에 지나갈 내용을 두 달에 걸쳐 파고듭니다. 아마도 마사오형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나보다 더 대충 사는 사람을 눈 앞에서 보면 ‘저렇게까지 가면 인생 끝이다’, 라는 기분 때문이랄까요.
댓글을 보면 이 방송은 일본어를 처음 시작한 분은 물론, 일본에서 일하시는 분들, 일본어 강사, 그리고 일본어 교사 자격증을 가진 일본인까지, 굉장한 실력자 분들도 듣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거 참 부담스럽습니다만, ‘국내 최고의 일본어 교육방송’이라는 평을 듣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창간과 동시에 현재까지, 오디오 매거진 일본어 교육방송 부동의 1위입니다. 이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다는 것이 본심입니다. 많은 후배들의 도전을 기다립니다.
2025.06.27 PM 06:21
히요코 작가님, 몽키 감독님, 미노루 장인님, 나마비루 PD님, 배프로 PD님과 함께하는 죽지않는돌고래. (...) 뭔가 빼먹은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추신: 이번호 공개 강의 분은 36강 "의성어/의태어에 する를 붙여보자!", 스토리는 36화 "마사오, 안절부절 못하면서도 용기를 내다!" 편입니다. 댓글의 링크를 타고 가면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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