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빠리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무엇일까
좀 더 쉽게 말해
지구의 끝에서 끝까지 가장 빠른 시간 안에 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잠시 생각해 보자


-

 

 


사람마다 대답이 다를 것이다
비행기라고 대답하는 사람
직선으로 가야한다고 하는 사람



이 질문은 워낙 오래된 것이라 잘 기억 나지 않지만
유럽의 한 신문사에서 공모한 걸로 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대답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떠나는 것'이다



당시에는 과연이라는 탄성이 나올정도로 탁월한 답이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을 떠나면

시간은 전혀 의식되지 않을  것이다

 밤 기차 안의 대화,

별을 바라보는 4개의 눈동자
두손을 맞 잡고 여유롭게 광장을 걸어가는 그들에게
길다고 의식할 정도의 시간은 어디에도 없다
로맨스가 무엇인지 아는 인간의 대답에 틀림없다



사랑과 우정은 굉장할 정도로 괞찮은 것이다
그 가치를 최고로 치는 사람도 있고
물론 최고로 친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 폭발적이고 기이한 감정
그 감미로움과 열정을 모르는 이가 어디에 있겠는가
깊고 애달프며

때로는 가슴에 생 고드름을 박아 넣는다
뜨거움으로 갈 것 같으면서도 혹한을 느끼게 한다.
어떤 전문가도 그 앞을 예측할 수 없다



또한
인간을 가장 짧은 시간 안에
가장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그만큼

 짧은 시간 안에

인간을 끝도 없는 절벽으로 몰아 넣었다가

또다시 깃털같은 구름으로 떨어 뜨리는 것도 없다



그래서 우리의 선조들은 얘기한다
시간이 없다면 사랑을 하라고

어서 빨리 우정을 나누라고
그리고 삶은 그 이후에 살아라고



그야말로 각종 감정의 엑기스만을 쥐어짜서

우리의 입술을 적신다

꿀과 같이 달콤하며  때론 삼킬수 없을 정도로 쓰다
또한

'위'로 가지 않고,

 언제나 '심장'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을 택한다 
굉장한 절제력을 가지지 않은 인간이고서야
그것을 들이키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의 인간들이 그것에 목말라 하기에



그러나

나는 지금
혼자하는 여행의 즐거움을 말하고 싶다
홀로 거리를 걷는 것에 대하여
홀로 별을 보는 것에 대하여
홀로 광장에 서 있는 것에 대하여 얘기하고 싶다

잠시라도 좋다
각박한 세상의 일들을 잊고 잠시만 감상적이 되어보자
어쩌면
인간이 정말로 가슴에 지고 살아야 할 것들에 대해
잠시만
내 얘기를 들어보자




인간은 홀로 있을 때 많은 것과 대화한다
여러사람과 같이 있으면 알 수 없는 것들에

하나 하나 직면한다
발길 닿는대로 도착한 어느 숙소
그 숙소의 하얀 시트 위에 홀로 누워
조용히 눈을 감는다
그리고
왼쪽 팔로 머리를 가볍게 이고
눈썹을 슬금슬금 만지작 거리며
자신과 대화하기 시작한다
방안의 기온은 서늘한 편이 좋지만 이것은 곧 문제가 되지 않는다


-



홀로 있기에 바라볼 수 있는
외로움, 슬픔, 행복, 기쁨들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은 커지는 것도 아니고 키워진 것도 아니다
홀로 있기에 그제서야 제 모습을 드러내고
 당신 앞에 본래의 형상을 보이는 것이다



거기서 두려운 나머지
전화기를 든다거나
누군가를 만나거나
독한 술잔을 들이키면 끝이다
이것이 홀로 있는 것의 어려움이다
그것은 사랑과 우정에 비해
인간을 성장시키는 속도가 느리며
자칫하면

무엇보다 악랄하게 우리를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장애 또한 무수하기에 굉장히 치고 나가기 어렵다
하지만
그것을
직면하고
잡아내고
품어낼때
그 성장이란 굉장한 것이다




이것은
언제나 홀로 있으라는 말이 아니다
같이 있어야 할 때가 있고
홀로 있어야 할 때가 있다
같이 있어야 할때 홀로 있고
홀로 있어야 할때 같이 있는 이를
나는 겁쟁이라 부른다



죽일 것은 죽이고
살릴 것은 살려라



끊을 것은 끊고
이을 것은 이어라



하지만
도망가서는 안된다



이것이
아직까지는 내가 찾아낸
그리고 유일한


-



스스로를 증명하는 방법이다






note by 죽지 않는 돌고래 / 0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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