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을 뒤로하고

나무로 된 사각의 전장 위에 영혼을 올려놓으면

오늘도 치열한 시간이 시작된다. 

 



세상에 자신을 설명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굳게 다문 입으로 스스로를 증명하려는 이들이여.

순간의 쾌락과 순간의 자유를 버린 대가로

그대는 곧 그대 자신을 얻으리라.

  

 

고독과 싸운 시간은 그대를 배신하는 일이 없을 터이니,

그대의 벗과 사랑하는 이가 그대를 버릴지라도

흘러내리는 땀방울에 젖어버린 책들과

한기에 몸을 웅크린 채 펜을 쥐었던 시간은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그대를 지켜주리라.

 

 

그대는 그대가 할 수 있는 일 중,

사랑과 더불어 가장 위대한 일을 행하는 중이니

누군가 그대를 비웃거든 잔잔한 미소로 답하리라.

 

 

차가운 달빛에 온몸을 적신 채,

홀로 내일의 전쟁을 준비하는 이여.

백열등 아래서 고독하게 싸우며

금방이라도 뛰쳐 나갈듯한 자신을 몇 번이나 다 잡은 그대여.

 

 

언젠가 그대는

따스한 햇볕이 기분 좋게 비추는 어느 바닷가에 서서,

사랑하는 이와 함께 자신의 삶에 미소 지을지니.

 

 

노을을 담은 수평선 한 자락이 그대의 맨발에 입맞출 때,

그대는 스스로를 증명하게 되리라.

 

 

 

 

 

 

art by Lord Frederick Leighton
note by 죽지 않는 돌고래 / 08.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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