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

#새벽의깨달음잡담록 : 깨달음을 ‘욕망’하는 자가 보면 좋을 글

죽지 않는 돌고래 2025. 12. 10. 06:23
1.
나는 아주 폭삭 망해서, 사면초가, 고립무원에 갇힌 경험이 있는 인간에게 본능적으로 매력을 느낀다.
본능적이라 표현한 이유는 전혀 그런 줄을 몰랐는데 훗날 알고보니 그런 사람인 경우가 많았고, 친한 이의 대부분이 그런 류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그 경험을 무기로 쓰지 않는다(자아 확장의 도구로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경험은 무기로 쓰는 순간 필히 녹쓸어 그만큼 흉한 것이 또 없다.
2.
아마도 근원적인 나의 ‘욕망’이자 바라마지 않는, 즉, 세속적으로 갖추어야 하거나 갖추어지길 요구되는 그 어떤 것 없이도 자유와 안락을 풍기는 냄새가 있기에 빠져드는 듯하다.
이를 언어로 표현하면, ‘무아’와 ‘연기’가 어느 정도 몸에 베인 사람인데 희안하게도 그런 냄새를 풍기는 많은 인간이 정작 그 개념조차 알지 못한다(물론 나도 잘 모름~ 룰루랄라~).
그러니 배우고 싶지만 배울 수 없다. 고로 하등 도움 안 되는 인간들 뿐(…)이라 곁에 두고 부러워할 뿐이다.
3.
이 와중에 언젠가 김영식 작가님의 “시골 농부의 깨달음 수업(2020, 어의운하)”이란 책을 읽고 그 명징함과 명쾌함에 수없이 무릎을 친 경험이 있다.
특히나 현대의 깨달음이니 명상이니 하는 건 결국 세속적인 욕망(이게 나쁘다는 게 아님!)으로 이어지는 자아 확장의 도구가 되어 종교놀음, 구루놀음이 되어버린 경향이 큰 탓에, 기껏 찾은 책에도 오염물과 토사물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닌데, 이 책은 그야말로 맑디 맑다.
우연히 작가님이 9년 전에 블로그에 쓴 글을 새벽에 보고 홀로 과연!, 이라고 무릎을 치다가 나 혼자 관절이 나가는 게 억울해 링크를 남겨본다.

 

위없는 깨달음과 투리야티타

고오타마는 위없는 깨달음을 성취한 뒤에 진리를 무아(無我)와 연기(緣起)라며 단순하고 완벽하게 설명을 ...

blog.naver.com

나와 같이 아직도 ‘깨달음’을 ‘욕망’하는 사람들(그러니까 안 되는 거!)이 보면 좋을 글.
아아. 무성정등각엔 언제 가려나.



2025.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