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

한비자보다소비자 4: 방수대책 2021.10.21

죽지 않는 돌고래 2025. 12. 10. 06:35

1.
이따금 이 시대, 하필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고지서를 받을 때 좀 곤란하지 않았을까 한다. 

시대의 이유는 상수도가 완벽에 가깝게 갖추어져 언제 어디서든 물을 쓸 수 있기 때문이고(100년만 먼저 태어났어도 이는 불가능하다), 한국의 이유는 수도요금이 저렴하기 때문이다(다른 선진국에 비해 수도세는 매번 감사한 수준이다). 

2.
한 달 평균 30-35톤 정도의 물을 사용한다. 두 녀석이 어린데도(게다가 한 녀석은 아직 태어난지 1년이 안 되었는데), 모두 목욕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잠시 살아본 나로서는 수돗세의 체감도가 더욱 큰지라, 후아, 정말 다행이다(일본은 대충 한국 수도요금의 2배라 보면 된다. 목욕물을 번갈아 쓰고, 그 물을 세탁기까지 끌어쓰는 시공마저 있는, 물아끼기 집착엔 이유가 있다). 

3.
사우디아라비아 왕족마냥 물을 쓸 수 있는 나라에서 태어난 덕인지, 하루 녀석도 물을 펑펑 쓰는데, 녀석은 샤워기로 소방관 놀이하는 것을 좋아한다(하루 관점에서 우리집 화장실은 매일 사건 현장… 매일 불바다…) 

방수 대책이 철저히 되어있긴하나 뜨거운 물을 같은 곳에 무지 뿌려대는 통에, 나로서는 만에 하나인 누수가 걱정된다. 

잘 일어나지는 않는 일이나 한 번 일어나면 큰 일 아닌가. 화장실에서 타일 실리콘이나 배수구 부분 등은 자칫 틈새가 생길시, 아랫집에 피해를 끼칠 수 있고 그러면 보통 한 달 월급이 날아간다…! 

최소가 글타…! 

4.
녀석은 겨울이 되면 뜨거운 물을 더욱 틀테고 방수 대책을 진지하게 고민할 나이는 아니다. 소소하게 집을 고치고 각종 대소사를 해결하며, 쌓이는 고지서를 매월 격퇴해 나가는 덕에 니가 따숩고 배부르게 사는 줄 모르는 배은망덕을, 과거의 나처럼 한 20년 이상 반복할 게 뻔하므로, 오늘은 방수 시공을 했다…?!? 



가끔 집을 고치거나 청소를 하는 동안, 세상 걱정 없이 헤헤 뛰어다니는 하루와 싱크대 아래 물건을 다 꺼내놓고 히히 좋아하는 하나 모습을 보면, 나 어릴 적 아버지 어머니 눈에 비친 세상이 이랬구나 한다.

2012.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