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에서 나온 니체전집 3권,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이다. 개인적으로 1권(비극의 탄생등), 2권(반시대적 고찰)에 비해 책장이 3배 이상 잘 넘어간 걸로 기억하며 요즘 화장실에서 예전에 접어 놓았던 부분을 다시 읽다 보니(느낌이 좋았거나 인용할 만한 문구들은 접어 놓는 습관이 있다)역시나 그 기억이 맞았다.

1, 2권의 경우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머리가 안 좋아서 그랬는지, 역자가 독일어 번역을 성의 없게 했는지 판단할 기억의 근거가 남아있지 않다. 어쨌든 1, 2권을 다시 읽고싶은 생각은 없다.

고등학생 때는 '고전과 철학서로 스스로를 찾아 보이겠다아아아아아아!'같은 느낌으로 사전을 찾아가며 열심히 읽었으나 지금 생각하니 바탕이 없었고 마음만 급했던 것 같다. 나의 상사인 너부리 편집장의 말대로 고전은 인생 경험이 있고 사회생활을 좀 해본 30대에 오히려 더 크게 다가오는 듯하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은 지구 위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분야에 걸쳐 니체의 뇌 속에서 일어난 理性작용을 깔끔하게 압축해 놓은 느낌이다. 異性에게 폼 잡을 때 써먹으면 좋을 말들이 굉장히 많은 것이 특징이며 출처를 밝히지 않고 써먹으면 더 멋있게 보일 수 있다. 상대방이 반론을 하면 '아, 사실 내가 한 말이 아니라 니체가 그랬어'라고 하고 논쟁을 끝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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