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장은 방통대 근처에 있어 택시를 타면 보통 방통대 뒤쪽이요, 라 말한다. 목적지를 말하자 기사는 방통대를 1년 다녔다 했다. 일하시면서 공부하시기 힘드셨겠다, 하니 기사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학력고사를 잘 쳤는데 집안 사정 때문에 등록금을 대줄 수 없어 바로 돈을 벌러 갔다 한다.

1952년생 장남. 동생 두 명과 자식 두 명을 자기가 벌어 대학에 보냈다. 젊은 날엔 일만 해서 별로 기억이 없다. 사진도 남아있지 않다. 젊을 적 찍은 유일한 증명사진은 수탉이 바짝 얼어 찍은 듯한 군대 증명사진이다.

지난 추석 때 어머니 앞에서 동생들과 어릴 적 이야기를 하다 펑펑 울었다 한다. 어머니는 그래, 많이 울어라 했다 한다. 지금은 마트에 가면 질 좋은 이천쌀과 그냥 쌀을 두고 뭘 살까 고민하는 정도라 한다.

 

 

2016.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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