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서운 사람은 어떤 사람이야?”
 
“아무도 안 안(아주는)는 사람이야.”
 
오늘 일이다. 하루가 독서대에 무서운 사람이 산다고 상상하며 놀길래 무서운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 물었더니 한 대답이다.

 

이 대답은 최근의 일 때문에, 다르게 다가온다.

 

2.
3년간, 아내가 이따금 상황을 전해주는 아이가 있다. 아내가 구체성을 가지고 이 아이를 기억하는 이유는 하루가 태어날 즈음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기억하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3.
아이는 다섯살이다. 남편은 육아에 지친 아내를 위해 휴가를 보낸다. 엄마가 돌아왔을 때, 아이는 전과 달랐다.
 
휴가를 가 있는 동안 잔병을 앓았고 그 잔병이 의료사고로 연결된다.
 
뇌사 상태에 빠진 것이다.
 
4.
사람은 움직이지 못한 채로 누워 있으면 ‘썪는다’. 등과 엉덩이의 살이 곪고 피가 난다. 일정 시간마다 자세를 바꿔주어야 하고 소독 해주어야한다. 엄마가 그 일을 했다. 3년을 했다.
 
일어날 거라 믿었던 아이는 흐려져 간다. 입 속이 부어 혀가 나올 지경이 되고 엉덩이의 살이 썪어간다.
 
5.
다섯살 아이의 몸뚱이에 달린 무수한 장치는 여덞살 아이의 몸뚱이에 달린 무수한 장치가 된다. 엄마는 자신의 자식을 3년 동안 안지 못했다.

 

엄마는 병원에 부탁해 마지막 일을 한다.
 
아이 몸에 붙어 있는 기계 장치 하나 하나를 제 손으로 떼내고 마지막으로 산소 호흡기도 제 손으로 떼낸다.
 
그리고 자식을 제 품으로 안는다.
 
3년만의 일이다.

 

6.
내일이 그 아이의 발인이라 한다.

 

2020.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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