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내가 퇴근하며 택시기사와 나눈 얘기를 해주었다. 택시 기사 분은 민주당이 북한핵을 만들었다 주장했다. 한참 얘기가 오가고

"거 젊은 사람들은 문재인 왜 그렇게 좋아해?"

라고 하더니 혼잣말로

"잘 생겨서 그러나..."

라고 했다.

적장의 외모만큼은 인정하는 상황에 아내는 웃음을 참고 "그런 것도 있는 거 같애요" 라고 말했다 한다. 기사님은 "눈 크고 그라믄 겁 많아서 안돼" 라고 했다 한다. 그 뒤 한참 대화를 주고 받았다 한다.

2.
아내는 직설적이다. 마음의 반 밖에 말하지 않는 타입의 나로서는 가끔 택시에서 정치적 견해 내는 기사님 만나면 들을 뿐이다. 어떤 생각하는지 궁금하여 듣는다. 내 생각은 내가 안다.

박근혜가 좌파에게 당했다, 문재인과 안철수는 똑같다, 전두환이 나와야 한다, 촛불집회는 언론이 조작해서 보여준다 등등, 그냥 듣는다.

그럴 때면 아내는 표정이 살짝 굳는다. 

3.
요즘은 아내가 아저씨들을 상대로 대화를 잘 이끌어 가는 것 같다. 인간을 조롱하거나 굴복시키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대화와 타협이 목적이라면, 저런 방법도 있군, 한다.

배우를 해서 아무래도 이쪽 능력이 좋은지도 모른다. 다만 집에 있으면 갑자기 설정을 창조하는 경향이 있어 가끔 '으음. 어쩌면 조금 이상한 사람과 결혼한지도 모르겠군' 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미 결혼을 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2017. 0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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