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본에서 제일 무서워 하는 말 두마디.

"안녕히 가세요" 랑 "그럼 너 혼자 가"



일본인 친구들이 내가 길치란걸 눈치 챈 다음에는 이 말을 자주 쓴다.

 

그럼 나는 고분고분 해 질 수 밖에.


 

어쨌든 1월 20일.

길치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혼자서 신이치상의 집까지 가기로 했다.



UENO->HUCHUHOMMACHI

지하철로 26구간, 갈아타기 2번.



지하철 맵도 갖고 있겠다.

카메라도 들고 있겠다.

(길을 잃어버릴때를 대비해서 항상 주위 지형지물을 찍어둔다.)

이번엔 자신이 있.었.다.

(일전에 한번 실패했다.)



 

 

 

우에노에서 출발/

 

9시가 조금 넘어서.


 

 

신쥬쿠에서 갈아타기 /

 

우에노에서 신쥬쿠까지는 25분정도 걸린다.

 

야마노테센은 항상 타던것으로 별 문제가 없었고

쥬오센으로 갈아탈 때도 깔끔한 신사아저씨에게 다시 한번

방향을 확인하고 탔기 때문에 안심했다.


 

 

타치카와 /

 

한번더 갈아타기 위해선 니시코쿠분지에서

내려야 하므로 도착지점에 다 와 갈때쯤 잡생각을 끊고
 

역의 방송에 집중했다. (원래 이러진 않지만 이번에야 말로 한번

만에 간다고 큰소리를 쳤기 때문에 최대한 노력했다. 이번에도

틀리면 내가 'かんぜんばか<완전바보>'라고 인정한다고 했으므로.)

... ...

그런데 이상하게도 전철은 니시코쿠분지를 그냥 지나갔다.


 

타치카와 2 /

 

 일본의 전철엔 급행이란 것이 있다.

 

급행을 타면 더욱 빨리 갈 수 있지만 지나치는 역 또한 있는 것이다.

나는 생각없이 그 전철을 탔던 것.

이미 니시코쿠분지는 지나친 터라

최대한 가까운 타치카와에서 내렸다.



마침 다시 돌아가는 지하철이 오길래 뛰어갔더니

문을 열지 않았다.

그리고

지하철의 불이 한칸 한칸 꺼지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

지하철 운전수(이렇게 부르는지는 모르겠다)가

가방을 들고 내렸다.

 

 

 

 

 

by 죽지 않는 돌고래 / 06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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