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퇴근 후, 소일거리로 물리학을 공부한 지 1년이 넘었다. 소립자 이론에 제법 흥미를 느낀다. 기존의 학설에 반하긴 하지만 암흑물질에 관해 틈틈이 이론을 정비 중이다. 친분이 있는 일본의 교수도 제법 흥미를 느껴주었다. 기회가 되면 올해 상반기에 논문으로 발표해 볼까 한다.

......

라는 것은 물론 거짓말이다. 으음. 이젠 익숙한 패턴이긴 하지만 아직 속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2.
사실(이제 와서 사실, 이지만), 사진은 한 물리학도의 노트다. 2008년에 처음 메일을 받은 것(링크-지금 10년 전 글을 읽으니 부끄럽긴 하지만. 으음)으로 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메일을 보낸 친구는 고등학생이었고 나는 백수였다. 둘 다 사정이 좋지 않았다.

누구나 그렇듯, 이러한 시기는 사람과 가까이하지 않아 사람을 조금 알게 되는 시기다. 괴롭고 힘든 시기에 맺은 인연은 오래간다.

간만에 만난 이 친구와의 이야기를 10년 정도 발효시키면 조금은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듯하다. 나는 느리지만 결국 하는 종류의 인간이니 2027년쯤엔 찬찬이 적어 봐야지 하고 있다.

2017.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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